벤투 전 감독, 한국 축구 참패에 "전면 재검토 필요…1부터 10까지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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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하는 대참패를 목격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2022 카타르 대회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실패를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1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벤투 전 감독은 “이런 사태는 통상 한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1에서 10까지 모든 것을 근본부터 재검토하는 재건 과정이 중요하다”며 한국 축구의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승 2패(승점 3)로 A조 3위에 머물렀고,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해 최종 10위에 그치며 8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패했고,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0-1로 무릎을 꿇으며 졸전 끝에 일찌감치 짐을 쌌다.
벤투는 조별리그 전체를 되돌아보며 “첫 경기 결과가 좋았기에 내외부의 기대가 더 커졌을 것”이라며 “나 역시 한국의 1차전 후반전 경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축구에서는 약팀이 강팀을 잡는 이변이 자주 발생한다. 이번에는 한국이 그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뿐이며, 핵심은 이 실패를 교훈 삼아 어떻게 발전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 대회 직후 신태용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볼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빠른 공격 전환 축구를 팀에 이식했고, 2019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팀 색깔을 뚜렷이 다져나갔다. 그 결실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드러났다.
당시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에도 0-0으로 비겼고, 가나전에서는 2-3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2-1 역전승을 일궈내며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 2위,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4년 전과 현재의 차이점을 묻자, 벤투는 ‘일관성’을 꼽았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사이에 자리 잡은 굳건한 믿음이 16강 진출의 큰 동력이었다”며 “처음 부임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팀 고유의 전술 색깔을 확립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선수들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지고, 선수들이 스스로와 그 과정을 믿게 하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며 “당시에도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포르투갈전 같은 벼랑 끝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벤투는 ‘원팀’으로서 호흡을 맞추는 데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의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나는 4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한 팀을 온전히 지휘할 수 있었지만, 내가 떠난 뒤 한국은 대행 감독을 포함해 4년 동안 무려 4명의 사령탑이 교체됐다”며 “감독이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확고한 경기 방식을 구축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벤투는 “협회 이사회나 수뇌부 등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벤투는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기간 중이던 지난 2025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표팀 감독직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현재는 어느 팀도 맡지 않고 있다. 그의 전 수석코치였던 세르지우 코스타는 현재 K리그 제주 SK의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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